한 뼘의 나라
이현협 시인   |   2020-07-08

 차가운 입맞춤이 끝나고 하얀 버스에 열쇠를 두고 내렸다 파란 풀들이 검은 네모를 에워싸고 치열했던 경이로움은 한 뼘 이름으로 남았다 빗속에 막걸리 한 잔 올리고 빗방울 삼키는 남은 자국들은 허우적거리며 열쇠구멍만큼의 빵을 찾아 마른 땅을 다시 뛰었지, 반짇고리를 품어 오지 않은 날부터 등잔 아래 엄마처럼 양말 구멍을 메우지도 않았다 거꾸로 매달린 속보들의 뒤란에서 단 일초의 까치발도 허용하지 않는다. 음표가 숨어버린 네모의 나라로 가는 길은 신호등이 없다 사철 염천에든 분노를 접속해야한다 지문이 지워지는 것도 모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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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     © 편집부


종부라는 이름을 벗으면 날아갈 줄 았았다. 서른다섯해 동안 버거웠던 맏며느리 모자를 벗어도 날지 못했다. 푸른 풀밭에 한 뼘 이름만 남기고 신호등 없는 그 길을 훌쩍 떠난 그 이름이 안타까워 마지막으로 차가운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이젠 생활비 대신 약주와 백합을 드릴 수 있는 맏며느리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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