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스크 경고음이 커졌다

가 -가 +sns공유 더보기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2-02-17 [17:27]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새해 벽두부터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시중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주식가격과 채권가격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1월 한 달 동안 세계 주식시장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주식시장은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가지수 기준으로 선진국이 -5.3%, 신흥국은 -1.9% 각각 급락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코스피지수 -10%, 코스닥지수 16% 넘게 각각 크게 하락하였다. 금리변동에 민감한 채권시장도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국내외 채권시장에서는 채권을 투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채권가격이 급락하고 있으며,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자금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자산 가격의 하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예상을 뛰어넘었고, 올해 1월에는 1982년 2월(7.6%)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7.5%)를 기록함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곧 금융긴축정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미국 금리를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4일, 이미 미 연준은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의 시작으로 펜데믹 이후 지속되어온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진작을 위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 및 금융을 통한 적극적인 유동성공급으로 시중통화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코로나 팬데믹이 수그러들면서 공장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에너지 수요가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세 번째 이유다. 거기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우려도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번에 불어 닥친 인플레이션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은행도 원화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게 되면 우리나라에 유입된 미 달러화 자산이 고금리를 쫓아 미국시장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외국인투자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자산을 처분하여 미 달러화로 교환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원화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결국 환율 방어를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연유로 시장에서는 현재 1.25%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에는 1.75%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 우려 외에 정부부채 리스크까지 안고 있어 앞으로 감당해야 할 금융리스크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훨씬 심각한 실정이다. 정부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결국 채권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 국채 발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금융시장에 채권 공급이 급증함에 따라 채권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결국 시중금리는 급등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국채발행을 위해 다시 국채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또다시 시중금리를 급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중금리의 급등은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도산을 불러올 것이고, 이들의 도산은 연쇄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할 것이다.

 

 점점 커지고 있는 금융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번에 금융위기가 도래한다면 1997년 IMF 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1997년 외환위기는 일시적인 외환부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붕괴가 원인이었던 반면, 실물경제는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는 그래도 실물경제가 뒷받침이 되어 주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판연히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에 처한 실물경제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매우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또다시 금융위기가 닥쳐온다면 좀처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의 다른기사보기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울산광역매일.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