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자와 간병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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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시인 시산맥 회원
기사입력 2023-11-30 [17:42]

▲ 김은아 시인 시산맥 회원  © 울산광역매일

 최근 모 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을 했었다. 예전에 허리 수술하고 2인실에 갔다가 팔십이 넘은 할머니와 같은 병실을 쓴 적이 있었다. 협착증 시술을 하셨는데, 낮에는 간병인이 계셔서 도와주었지만, 퇴근 후에는 내가 할머니 간병인이 된 것 같았다. 입원해 있는 동안 간호를 해 드린 적 있다. 나도 환자인데 허리에 복대를 차고 19일을 입원했었다. 전방전위와 협착증을 동시에 수술하는 큰 수술이어서 나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심부름이며 기타 식사 및 식판, 화장실 등 많은 도움을 드렸건만 자식이 와도 옆 환자가 많이 도와줬다고 말 한마디 안 하셨다. 나도 자발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칭찬을 바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심 서운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많이 시켜 먹은 그 할머니는 병원에서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으니 퇴원을 권유했지만, 계속 버티고 있었다. 전화로 며느리를 가정부 취급하듯 다루며 돈이 많이 있어 보이는 듯한 말투로 며느리를 꼼짝 못 하게 쥐잡듯 잡는 할머니와 병실 생활의 기억 때문에, 난 이번엔 6인실 병실을 택해 왔다. 다행히 조금 공간의 여유가 있었다. 무릎 수술하신 분과 고관절 수술하신 분이었다.

 

 병실에서 환자 4분, 간병인 3분이 한 병실에서 일주일을 보냈는데, 제주도에서 오셨다는 분이 모든 병실 위주를 본인 위주로 했다. 불을 켜지 못하고 저녁 8시면 모든 불을 꺼야 하기에 난 가지고 온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었다. 낮에도 눈부시다고 다 꺼 버려 불편한 점이 많았다.

 

 휴대전화기로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트로트 음악은 크게 켜 놓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서, 간병인에게 제대로 돌보기 안 해 준다고 병실이 떠나가게 큰 소리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난리 아닌 난리를 쳤다. 이것저것 간병인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심부름도 잔뜩 시켰다. 

 

 그러나 먹는 것들은 많이 시켜 음식도 나눌 줄 아는 호탕한 성격인데, 배려심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 안 하는 것 같았다. 간병인에게 내가 너의 일자리를 주었고 먹을 것을 주고 있으니, 너는 나를 잘 보살펴주고 시키는 것에 있어 말없이 잘 따라주라는 무언의 압박이 지켜보고 있는 나의 눈에 그렇게 비추었다.  

 

 물론 수술을 한 환자 처지에선, 예전의 건강한 자신이 아닌 잘 걷지 못하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자신의 초라함과 비루함이 함께 겹친 데가 아프니까 짜증이 나겠지만, 그 풀이를 간병인에게 하면 안 된다. 간병인 또한 최선을 다해서 환자의 불편한 점을 도와주어야 한다. 환자가 간병인이 필요할 때, 매일 저녁 간병인이 휴게소에서 연속극을 보느라 정신 팔고 있을 때도 있어 옆에 있는 환자들이 서로 도와가며, 일으켜 세워 화장실을 갈 때도 있었다. 환자가 말하였다.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간병인이 옆에 없어 참는 날이 많았다고 하소연하신 분도 있었다. 왜, 내가 내 돈 주고 간병인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환자 또한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지켜본 결과 간병인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첫째 식사다. 밥은 환자가 공기 하나 더 추가해 주지만, 반찬은 자기가 가져다 먹어야 하는데, 코로나 관리가 엄격한 대학병원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병원이 외곽에 있다 보니 주위에 살 수 있는 가게가 한 곳도 없다. 지하에 작은 편의점이 하나 있지만, 반찬 같은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아니라 어려운 점이 많아 보였다. 조리할 수 있는 여건이 없고 전자레인지만 있어 자식들한테 먹을 것을 부탁해서 주차장에서 받아오는 실정이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김치에 된장에 고추만 푹푹 찍어 먹는 간병인을 보면서 마음 한쪽이 안 좋았다.

 

 또 하나 빨래이다. 장마철과 된더위가 겹치면서 24시간 에어컨이 돌아가지만, 집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24시간을 간병하기에 담당 환자가 퇴원해야만 집에를 가니, 빨래해서 널어야 하는데, 창가 쪽에 옷걸이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으니 수간호사님이 보기 싫다고 걷으라 한다. 습기에 잘 마르지도 않는 빨래를 도대체 어디다 널어야 할까? 병원에서도 간병인 본인들, 돈을 버는데 꼭 해줘야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어느 귀퉁이 작은 공간에 빨래 건조대 하나 놓는 자리쯤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았다. 환자도 매일 쓰는 수건을 말릴 곳이 없어 매우 난처했다. 잘 마르지 않아 냄새도 나고 불편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병의 원인 찾으러 입원했다가 환자와 간병인의 서로 간 입장과 병원의 작은 배려심을 생각해 보았다.

 


 

 

전남 신안군 팔금 출생

201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당선

2011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 수상

광주문화재단 창작지원금수혜

시집:『흔들리는 햇살』, 『흰 바람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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