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초등학교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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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정 울산 교육서포터즈
기사입력 2020-12-20 [16:18]

▲ 안미정 울산 교육서포터즈    

작고 통통한 손이 한 움큼의 볏단을 잡고 탈곡기에 부채처럼 펼친 채 훑어대자 탈곡기 밑으로 볏 알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우와" 하는 아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한 아이가 벼 알 껍질을 벗긴 뒤 이리저리 돌려보며 쌀눈을 찾아본다.

 

갸웃갸웃 신기해하며 연신 쌀겨를 벗겨낸다. 선생님들은 탈곡기를 체험하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잘한다" "옳지, 옳지 그렇게 하면 돼" "잘할 수 있어, 다시 해보자"며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 선생님이 민들레를 가져와 아이들에게 불어보라고 한다.

 

아이들이 작은 입술을 쏙 내밀며 바람을 향해 불어낸다. 민들레 홀씨들이 훌훌 하늘로 날아간다. 울주군 삼동면 삼동초등학교 열린 교육의 한 장면이다. 삼동초 열린 교육은 학습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자체가 교육과정의 일부다.

 

지난 늦가을 삼동초를 찾았을 때 마을 입구에서 멀리 솔빛 마루가 보이고 그 옆으로 알록달록한 교실이 눈에 들어왔다. 삼동(三同)은 사람과 산과 물이 하나를 이룬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런 곳에서 삼동초는 지난 90여 년 간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삼동 교육`을 실천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한 교육시설과 환경을 갖추고 농촌지역의 자연환경과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특색 있고 창의 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꿈 너머 꿈, 색다른 끼, 더불어 삶을 키워가는 삼동교육이 이 학교의 교육 모토다.

 

삼동초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마을교육 과정도 함께 꾸릴 수 있도록 교사들이 직접 마을학교 교육과정을 연간계획으로 수립한다. 또 지교육기부를 희망하거나 교사로 필요한 사람을 이들이 선정해 마을 교사로 초빙해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교사와 지역이 함께 협력해 아이들이 온전한 배움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우리 마을 금곡 팜 스테이를 찾아서`라는 금곡마을 체험현장과 식생활 네크워크를 연계한 음식 만들기 마을 교육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삼동초등학교와 두 번의 인연을 가졌다. 금곡마을 체험장의 추수 탈곡은 생활 속의 농업 체험을 할 수 있고 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쌀알을 털어보면서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었다.

 

우리음식 만들기 과정에서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곡식에 곶감, 견과류를 곁들여 강정 만들기를 시도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들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아이들로 하여금 구운 곡식들의 맛을 보게 했다.

 

강정 만들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 농산물을 맛보고 아이들이 농촌생활의 일부를 직접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에게 각각의 곡식들의 맛을 느끼게 하고 만져도 보게 하면서 오감을 사용하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날 취재 현장에서 목격한 모습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행복해 보였다. 어떤 교육 현장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한 마음이 가득차고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게 만드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꾸밈없는 교사들의 사랑과 자연에서 인간 교육의 틀을 본받고자하는 체험형 교육의 본질 때문일 것이다.

 

특히 교사들의 아이들을 위한 뜨거운 열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또 말린 대추에서 달고나 맛이 난다며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삼동 아이들의 순수함도 오래 기억에 남으리라. 무제치늪으로 유명한 솥밭 산과 북동쪽으로 문수산이 감싸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삼동초는 배움, 나눔, 어울림의 삼동 세잎 클로버 교육 비전아래 그날도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맑은 자연 속에서 넓고 아름다운 꿈을 키우는 씩씩한 삼동어린이가 있는 이곳의 사랑스러움을, 따뜻함을 전하고자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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