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엄마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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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기사입력 2021-06-10 [17:08]

▲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 울산광역매일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요즘 세 명의 딸을 어떻게 키웠냐는 두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 통은 초등 5학년 여자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전화였고, 다른 한 통은 중학교 3학년 여자아이를 키우는 아빠로부터 받은 전화였다. 

 

 초등여아의 아빠는 아이가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울면서 엄마에게 전화 한다`는 것 때문에 전화를 했다. 엄마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전화를 한다면서,"`왜 아이가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울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이 아빠에게 되물었다. "아이에게 정확하게 원하는 게 무엇이냐?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아무 갈등도 안 겪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친구들과 문제가 있을 때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어떤 일이 있어도 엄마한테 전화를 안 하는 것인지" 물었다. 그러면서 "정답은 아이가 울든 말든 전화를 안 받으면 그게 제일 간단한 방법이다. 그걸 원하는 것이냐"고 했다.

 

 아이 아빠는 그건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말했다. "5학년밖에 안 된 아이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고 자신의 감정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는 없어요. 아이가 엄마한테 전화를 하는 이유는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엄마가 알아주면 좋겠고, 엄마와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힘을 얻으려는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그걸 안 해주고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전화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해주었다.

 

 중학교 3학년 여자아이의 아빠는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집에 와서 막 화를 낸다`고 걱정했다. 아이가 반에서 반장을 맡고 있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협조를 안 한다고 화를 내고, 친구들이 약속을 안 지킨다고 짜증을 부린다는 것이다. 

 

 그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자신이 반장이면 반을 잘 이끌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협조를 안 하는 친구들에게 당연히 화가 날 것 아니냐. 아이는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나는지 이해받고 싶어서, 그럼에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받고 싶어서 엄마한테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원하는 걸 해주지 않으니 더욱 심하게 화를 내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초5, 중3 두 아이는 모두 정상적인 아이들이다. 친구와 싸워서 울고 싶고, 친구들의 비도덕적 행동에 화가 나는, 당연한 감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답답함과 속상함을 자신과 가장 친한 엄마에게 토로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엄마들은 아이들의 감정을 받아주고 위로를 건네기는커녕 `네가 문제다` 라며 아이를 다그쳐 버린다. 이걸 바꾸어야 된다고 나는 두 아이 아빠에게 일러 주었다.

 

 겨우 초등 5학년 아이가 자신의 갈등을 완벽하게 컨트롤하기 바라고, 중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기를 바란다. 아이가 훌륭한 성적을 가지고 오기를 바라는 것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지나기도 전에 완벽한 인격까지 겸비하기를 바라고 있다.   

 

 엄마가 해야 할 행동은 아이의 감정에 충실하게 반응해주는 것이다. 속상한 아이, 화가 난 아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마음이 다친 아이를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 잘 대처했음을 칭찬하고, 아이가 비슷한 상황을 또 만나더라도 스스로 잘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일이 엄마의 역할이다. 아이가 이렇게 안정적인 상황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벌써 인격적으로 훌륭하다면 아이 옆에 엄마는 필요 없다. 엄마는 아이에게 불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본인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것이다. 아이를 다그치고 의심, 측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더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사랑하기 위해서 아이에게 엄마는 없어서는 안 될,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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