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논단> 백년지대계 (百年之大計)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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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자 수필가
기사입력 2021-06-22 [17:09]

▲ 서금자 수필가     © 울산광역매일

 나는 습관처럼 아침마다 베란다에서 등교 하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내가 사는 이 곳 길 건너에는 남고, 여고, 남중, 초등 등 학교들이 밀집해 있다. 나는 그렇게 등교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아침을 연다. 아침 조회방송과 쉬는 시간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세상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코로나 19가 있기 전에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일상들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도, 공을 차며 환호하는 운동장의 함성도 들을 수가 없다. 지금 학교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을 맞은 것처럼 조용하다. 마음이 무겁다. 

 

 몇 년 전 학교 관리자로 있을 때 지인이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는 학교 교문에 들어섰을 때 아이들 소리가 무논에서 개구리가 우는 것처럼 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시끄러운데 견디어 내는 선생님들을 다시 봐야겠다고 했다. 그가 찾아온 때는 5교시 쉬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은 아이들이 제일 지치기도 하고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그렇게 장난을 하고 서로 이야기 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며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에 오랫동안 묻혀 생활하면서도 나는 한 번도 개구리 울음소리 같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외부 사람들에겐 그렇게 들리기도 하는 구나 생각하며 선생님을 칭찬해 주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고 아이들이 너무 떠들었나 싶어 쑥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 해 보니 그런 모습이 학교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코로나19는 사회 여러 면을 낯설게 하지만 특히 학교의 일상을 많이 낯설게 하고 있다.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낯선 교수 방법에 적응해야 하기 위해 몸이 날마다 바쁜데도 마음은 늘 개운치가 않단다. 학교에서는 수업형태도 많이 변해 가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의 수업형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두 가지 유형을 혼합하는 등 다양한 원격수업 형태를 활용하는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이 아닌 방안에서 선생님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휴대폰이 등장하고부터 사회성이 부족 해 지는 아이들을 보며 사회공동체에 적응하는 문제를 걱정하며 아이들의 이런 일상이 국가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 했는데 원격수업을 하는 오늘 아이들을 바라보면 걱정이 더 커 진다. 이를 바라보는 학부형의 마음은 코로나의 세월만큼 마음이 무거워 질 거라 짐작이 간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님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의 마음을 읽고 가르침을 통해 끈끈한 정을 쌓아가는 장이고 친구들과는 서로 부대끼며 인내와 배려를 배우고 협동정신을 배워가는 장이 아닌가. 그 동안 낯선 교수방법에 선생님도 학생도 채워지지 않은 목마름으로 다들 마음이 편치 않다는 목소리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이 있다. 울산에서도 28일부터 초 중 고가 전면 등교를 한다는 소식이다. 이제 선생님과 학생 모두 삼월 첫 개학 하던 당시의 심정으로 설렐 것 같다. 그리고 준비할 것도 많을 것이다. 학교가 옛날처럼 전교 등교를 하면 빠른 시간에 학교 일상이 옛날처럼 완전히 회복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까지 잘 대처해 왔던 그 힘으로 마음을 모아 가면 코로나 이전의 그 날들을 반드시 살려 낼 거라 믿는다. 5교시 쉬는 시간 그 개구리 울음소리가 다시 살아나기를, 학교 운동장에 축구공이 하늘을 날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 아파트까지 들리기를 소망해 본다. 백년지대계 (百年之大計), 꽃 피울 그 날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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